스타일지 : 테란vs프로토스 다시 만난 다크드랍 대응법 공유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오랜만에 스타를 켰습니다
추석 연휴 동안 엄마 횟집 일을 도와드리느라 스타크래프트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연휴 마지막 날에 오랜만에 한 판 돌렸는데, 상대는 또 프로토스였습니다. 맵은 투혼이었고 저는 11시, 상대는 5시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한 욕심 없이 무난하게 팩토리 더블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8SCV에서 커맨드센터 아래쪽에 서플라이를 짓고, 완성되면 그 SCV로 바로 배럭을 올렸습니다. 저는 배럭을 커맨드센터에 붙여 짓는 편인데, 초반 질럿이 들어와도 배럭과 센터 사이에 마린을 넣으면서 수비하기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1단계, 먼저 정찰부터 제대로 해봤습니다
12SCV에서 가스를 짓고 14SCV로 시계방향 정찰을 보냈습니다. 상대가 5시라는 것을 확인했는데 대각선이라 초반 찌르기 자체는 크게 무섭지 않았습니다.
고수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해본 것도 하나 있었습니다. 가스가 88 정도 찼을 때 가스 채취 SCV 두 마리를 미네랄로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해보니 미네랄이 조금 빨리 쌓이는 느낌이 있었고, 커맨드센터를 가져가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상대 본진을 확인해보니 파일런이 3개 정도 보였고 게이트웨이도 2개, 드라군 사거리 업그레이드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다크 가능성이 낮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프로토스전에서 다크 드랍에 크게 당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상대가 다크가 아닐 것 같아도 일단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습니다.
2단계, 아카데미를 올려 빠르게 스캔을 확보했습니다
지난번과 가장 달랐던 부분입니다. 상대 건물만 보고 다크가 아니라고 단정하지 않고 아카데미를 빠르게 올렸습니다.
앞마당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배럭은 앞마당 입구 쪽으로 옮겨 길을 좁혔습니다. 이렇게 해두니 초반 병력이 들어오는 것도 막기 편했고, 이후 수비 준비를 할 시간도 벌 수 있었습니다.
아카데미가 완성되면 스캔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 본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경기에서 이 타이밍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3단계, 엔지니어링 베이와 터렛으로 드랍 경로를 막았습니다
아카데미를 올린 뒤에는 엔지니어링 베이도 준비하고 2팩토리 체제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본진과 앞마당에 터렛을 깔아두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다크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엔베와 터렛을 미리 준비해두니 심리적으로 훨씬 편했습니다.
저는 아직 숙련도가 높지 않아서 프로들처럼 방어 건물을 최소한으로만 쓰지는 못합니다. 대신 조금 더 투자해서라도 초반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4단계, 스캔으로 결국 다크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스캔으로 상대 본진을 다시 확인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결국 다크였습니다. 다만 아주 빠른 다크라기보다는 조금 늦은 타이밍으로 보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제가 대비를 끝낸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아카데미로 스캔을 확보했고 엔베와 터렛까지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크 드랍이 들어와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대의 다크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습니다. 지난번에는 다크 하나에 크게 흔들렸는데, 이번에는 같은 전략을 맞고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갔습니다.
상대가 다크가 아닐 것 같다는 판단과, 다크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플레이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5단계, 다크가 실패한 순간 바로 멀티와 벌처 압박으로 이어갔습니다
다크가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하자 이번에는 자신 있게 멀티를 하나 더 가져갔습니다. 동시에 벌처를 진출시켜 상대 입구 쪽에 마인을 깔면서 견제를 했습니다.
초반에 상대가 다크에 가스를 투자한 영향인지 옵저버가 늦었고, 덕분에 두 번째 멀티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상대가 초반 견제를 위해 투자한 자원에 비해 얻어간 것이 없으니 이번에는 제가 오히려 편하게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6단계, 후반에는 골리앗과 사이언스 베슬까지 준비했습니다
이후 아머리를 올려 공업을 준비하고 트리플도 시도했습니다. 투혼은 테란 입장에서 트리플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쉽지 않아서 마린과 탱크 3기, SCV를 미리 보내 터렛과 서플라이, 벙커까지 준비했습니다.
팩토리는 6개까지 늘리면서 벌처와 탱크를 계속 생산했습니다. 인구수가 200에 가까워졌을 때는 골리앗도 3~6기 정도만 추가했습니다.
골리앗이 많지는 않아도 옵저버를 잡아 상대 시야를 끊는 데 도움이 됐고 셔틀 드랍에도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센터 쪽에 터렛을 지어두니 옵저버가 벌처의 움직임을 쉽게 확인하지 못해서 우회 견제도 편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상대가 아비터 트리뷰널을 준비하는 타이밍이라 사이언스 베슬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인구수 200을 채워 진출했고, 상대 병력을 정리하면서 그대로 GG를 받아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배운 다크 드랍 대응법
이번 게임을 끝내고 나니 다크 드랍 대응은 결국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정찰하고, 대비하고, 확인하고, 확인된 정보를 이용해서 다음 운영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정찰로 상대 위치와 초반 체제를 확인합니다. 상대 건물을 봤다고 해서 특정 빌드를 너무 빨리 배제하지 않습니다.
둘째, 의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카데미를 준비해 스캔을 확보합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이 선택 하나가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셋째, 엔베와 터렛으로 실제 드랍이 들어올 공간을 막아둡니다. 아직 초보인 저는 방어에 조금 더 투자하더라도 안정성을 챙기는 쪽이 편했습니다.
넷째, 스캔으로 상대 본진을 다시 확인합니다. 눈에 보이는 건물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가 다크에 투자했는데 피해를 주지 못했다면 그때부터는 내가 이득을 운영으로 바꿔야 합니다. 멀티를 가져가고 벌처로 압박하면서 상대가 잃은 시간과 자원을 그대로 돌려주지 않는 것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이 과정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상대는 늦은 다크를 준비했지만 저는 피해 없이 막았고, 상대는 옵저버까지 늦어지면서 이후 멀티를 가져가는 것에도 부담이 생겼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테란은 결국 단단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저처럼 아직 초보인 경우에는 상대 빌드를 너무 빨리 배제하기보다는, 조금 자원을 쓰더라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더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다크 드랍 때문에 크게 흔들렸지만 이번에는 그 경험을 기억하고 대응하니 같은 상황이 전혀 다르게 풀렸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결국 한 판을 지고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그 판에서 당한 것을 다음 판에 얼마나 빨리 고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